시드니올림픽을 두달여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수영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신수영복을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각국 수영연맹이 스포츠용품 업체들과 밀고 당기는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
전신수영복(사진)이란 마치 잠수부처럼 팔과 다리부분까지 모두 덮는 수영복. 기존수영복보다 3%이상 경기력 향상(기록단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디다스와 스피도가 선두주자이며 나이키, 타이어 등 세계4대 수영용품 업체들이 이를 앞다투어 개발,홍보효과가 높은 올림픽때 각국 대표팀에 자사제품을 입히기위해 박터지는 ‘마케팅전쟁’에 돌입한 것.
메이커의 로비에 고민하던 미국수영연맹은 최근 8월 10일부터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벌어지는 올림픽대표선발전에서 전신수영복 착용을 금지시키기로 결정했다.
금지이유는 여건상 1300여명의 선발전 참가자 모두가 전신수영복을 입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일부 선수만 입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기존 선수용 남자수영복이 20∼35달러 수준임에 비해 전신수영복은 150달러로 4배이상 비싸다.
금지결정이 나오자마자 전신수영복 개발업체 중의 하나인 아디다스가 출전선수 중 원한다면 누구에게나 공짜로 수영복을 나눠 줄 수 있다고 파격적인 제의를 했다.선수들이 동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 타이어,나이키 등 경쟁업체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이들업체들이 즉각 아디다스와 비슷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가자 민감한 사안을 피해가려던 미국수영연맹은 오히려 ‘혹’을 붙이게 생겼다.
영국수영연맹은 그동안 아디다스의 협찬을 받아왔으나 최근 올림픽대표팀에 스피도 전신수영복을 입히기로 결정했다.하지만 아디다스의 항의로 수영복에서 스피도 로고는 떼어내야할 판.
호주에 본사를 둔 스피도는 마이클 클림과 수지 오닐 등 자국선수들이 전신수영복을 입고 꾸준히 세계신기록을 세워 여유를 부렸지만 최근 남자자유형 200m와 400m에서 10개의 세계신기록을 거푸 세운 호주대표팀 간판 이안 서프가 아디다스를 입고 나오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럼 한국국가대표팀은?. 지난해 시험삼아 몇몇 선수에게 입혀보았으나 별 효험을 보지 못해 착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