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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영어] "엄마가 동화책 읽어주세요"

입력 | 2000-07-17 19:24:00


학창시절,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던 엄마들이 지금은 아이들의 영어 때문에 한 걱정을 한다. 학습지다, 학원이다, 해외연수다…. 돈도 돈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우리아이들만은 영어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술술 영어를 잘할 수 있을지.

‘특급영어강사’ 김린(52·선문대 교양학부 교수) 이보영씨(34)가 엄마들에게 직접 영어교사가 돼보라고 권한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다섯아이의 엄마인 김씨는 “우리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욕심만큼은 못하다”며 엄마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는 피를 통해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귀를 통해 전해지는 것이니까요(그는 미국인이다). 저처럼 후회하지 말고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뼛속까지 영어를 심어주세요.”

시청률 1%면 대박이라던 EBS TV ‘영어회화’를 특유의 찰떡발음을 앞세워 3%대까지 끌어올렸던 스타MC 이보영씨는 한번도 외국에서 공부한 적이 없는 토종 강사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상민이 걱정에 다른 엄마들처럼 영어학원도 보내보았지만 ‘기계적인 반복’만을 요구하는 것 같아 단념한 일도 있다.

김린, 이보영씨가 최근 ‘Hello 베이비, Hi 맘’ ‘패밀리 영어’를 각각 펴냈다. 두 사람으로부터 체험에서 우러난 ‘엄마 영어지도법’을 알아보면….

▼국어에 없는 발음 조기교육▼

▽‘F’발음을 들려주세요〓최근 한 연구에서는 아기가 생후 6개월 동안 어떤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란다면 그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이 없어진다고 했다. F발음도 마찬가지.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특히 국어에 없는 발음을 듣도록 경험시킨다.

▽영어챈트를 불러주세요〓아기 때부터 얼굴을 보며 리듬감 있게 영어챈트를 즐겁게 부른다. 옷을 입히면서 ‘Where’s your foot? Here it is. Put on your sock. Where’s your leg? Here it is. Put on your pants…’식으로 신체부위와 옷을 관련시켜주면 영어에 친숙해진다.

▽동화책을 읽어주세요〓구연동화를 하듯 영어동화책을 감정을 넣어 읽어준다. ‘아이가 단어나 문법을 알까’하는 걱정은 하지 말도록. 단어보다는 문장이 머리에 남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영어 특유의 리듬’에 자연스러워지게 된다. ‘엄마의 발음이 안좋으면?’같은 걱정도 필요없다. 동화책에 딸린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놓고 번갈아 들려주는 것도 한 방법.

▽짧은 영어를 계속 쓰세요〓“Dinner’s ready.(저녁 준비 다 됐어요)” “Time to bed.(이제 잘시간이야)” 정도면 훌륭하다. 따라해보라고 강요하지 말고 ‘준비된 영어 한마디’로 자녀에게 순간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 시간을 정해 1주일에 5분씩이라도 가족이 모여 영어로 ‘롤플레이(역할게임)’를 하면 영어도 하고 화목도 돈독해지고.

▼일찍 익히면 빨리 질릴수도▼

▽조바심을 내지 마세요〓‘다섯 살 때 중1영어를 뗐다’ 같은 건 절대 중요하지 않다. 평생 해야 하는 영어인데 일찍 익히면 그만큼 일찍 질릴 확률도 높기 때문. ‘애정표현’처럼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는 편이 중요. 하지만 이씨는 상민이가 “‘캐스퍼’영화가 보고 싶어”하면 바로 영어자막이 담긴 비디오를 사주었다. 기초적인 분위기 조성만큼은 필요하다.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