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과 채권 부실상각으로 깊은 주름이 패인 투신시장에 비과세상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투신권을 믿지 못하고 떠나 있던 자금들이 이 상품에 몰려들고 있는 것.
비과세 신탁펀드란 22%에 달하는 이자에 대한 세금이 1인당 2000만원까지 면제되는 상품이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며 기존 비과세 상품과는 별도로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1년이상 맡겨야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직 비과세를 위한 법률이나 상품약관조차 처리되지 않았지만 투신사 증권사들은 광고공세를 펼치며 예약접수까지 받고 있다. 지금까지 예약판매금만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가입하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대단히 위험할 뿐 아니라 나중에 분쟁이 생길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비과세 신탁상품은 채권시가평가가 적용되는 펀드이기 때문이다. 채권금리가 극심하게 오르내리거나 투자채권이 부도나면 펀드수익률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
비과세의 범위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면세는 어디까지나 비과세펀드에서 발생한 이자소득분에 대해 붙는 세금이 면제되는 것.
따라서 펀드수익률이 8∼9%라면 비과세로 인한 혜택은 약 2%정도가 된다. 비과세 펀드란 일반 채권펀드 보다 2%정도 수익률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국공채형 채권형 주식형 등 비과세펀드 중 주식형은 비과세로 인한 절세효과보다 주가의 등락에 의해 펀드수익률이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상품은 조세감면법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 재경부가 뒤늦게 농특세 2%를 부가해야 한다고 하자 업계에서는 완전 비과세를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예약을 한 투자자라면 법안이 통과된 뒤 금융감독원에서 인가하는 상품의 약관이 어떻게 확정되는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투신사의 건전성과 운용능력까지 요모조모를 신중하게 따져보고 가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