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최근에 들썩거리는 물가로 인해 걱정이 많지만 이곳 월가에서도 물가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다. 다만 한국과 다른점이라고 한다면 생필품에 대한 물가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신경쓰는 물가지수는 핵심물가지수(Core Rate)라고 하는데 물가상승분에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이들 생필품 가격변동이 민생고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더 중요한 정책 변수가 되지만 이곳 경제전문가들은 생필품들을 제외한 나머지 물가를 더 중요시 여긴다.
이유는 중앙은행인 FED에서 이 핵심물가지수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수립하기 때문인데, 식료품과 에너지는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소비가 탄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들 제품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수요가 왕성해서가 아니라 공급가격이 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인플레를 막기 위해서는 수요억제를 통한 방법밖에 없다.정책도 원자재가격의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은 제외한 채 고려하게 된다. 즉, 현재의 소비자 수요가 과잉상태에 있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주로 공산품 가격의 수요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 주 생산자물가지수의 발표에 이어 금주에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발표가 있다. 생산자 물가지수의 경우 유류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예상대로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지만 핵심지수의 경우 오히려 지난 달보다 떨어지면서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많이 누그러져 주가가 상승을 보였다. 즉, 미국증시를 보기 위해서는 종합물가지수 보다는 핵심지수를 먼저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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