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금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금사정 지수 가 처음 개발됐다.
LG 경제연구원은 21일 자금의 수요와 공급수준을 나타내는 자금수요 압력지수 와 자금공급 능력지수 를 개발해 두 지수간의 차이를 통해 신용경색 여부와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자금사정지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수 O는 전년동기 대비 변화가 없는 상태이며 지수 1차이는 배의 차이다.
자금수요 압력지수의 산출에는 지수 상승요소로 기업의 재고와 설비투자, 하락요소로는 생산과 출하증가 등이 포함됐다. 다만 기업의 외부자금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고투자와 설비투자는 경기 변동에 뒤늦게 조정되기 때문에 일정한 시차가 있음이 고려됐다.
또 경기가 저점을 지나 회복세로 전환된 후에는 총수요의 증가로 매출은 늘어나지만 기업들이 생산증가보다는 재고처분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외부자금 수요가 오히려 줄어든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IMF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돼 자금공급은 늘었지만 자금수요가 줄어든 것은 이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자금공급 능력지수는 금융기관의 가용재원과 자금운용행태,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등에 영향을 받는다. 공급지수의 산정에는 △금융기관의 예수금을 대표하는 지표인 총통화(M2) △은행 신탁계정 △투신권 신탁상품을 합친 넓은 의미의 각종 통화지표와 금융기관의 자금 운용행태를 나타내는 어음부도율과 은행 자산대비 자기자본 비율 등이 포함됐다.
강호병(姜鎬竝)부연구위원은 자금사정지수 추이에 따른 분석결과 IMF 이후 기업의 자금수요도 줄었으나 환율상승과 정부의 통화긴축 정책 등에 따라 공급능력이 급격히 추락해 자금압박이 심했다 고 말했다. 98년 4·4분기 이후에는 금융기관의 자금능력이 회복됐으나 경기부진 여파로 자금의 초과공급 상태가 일정기간 계속됐다.
자금의 초과공급 상태는 지난해 7월 대우사태이후 바뀌어 수요 공급간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다. 강연구원은 경기회복으로 인한 기업들의 설비투자 수요 증가로 자금 수요도 완만히 상승하고 있으나 대우 부실채권을 타격을 받은 각종 금융기관의 공급능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더욱 큰 원인 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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