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경영 전문가’는 자신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변화시킬까.
구본형. 세계적 컴퓨터기업 IBM의 아시아 태평양지역 조직을 5년동안 컨설팅한 주인공. ‘익숙한 것과의 결별’ 등의 책에서 개인의 전문성 확보와 ‘떠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베스트셀러 저자로 떠오른 인물.
그가 올 2월, 20년간이나 일했던 직장을 떠나 한 달 반 동안의 남도 여행길에 올랐다. 새 책 ‘떠남과 만남’(생각의 나무)은 그의 표현대로 ‘변화를 꿈꾸는 영혼의 게으른 남도 여행’ 에 대한 기록이다.
“20년 동안 나를 지배해온 관습을 버리고자 했습니다. 출근 전의 면도, 지위 높은 사람에게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 월급에 대한 안심, 인생의 유한 책임, 평일 한낮의 자유를 비정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공포감 까지….”
왜 남도인가. 그는 ‘바다가 필요했고, 2월에 포근함을 느낄 수 있고 꽃도 있고 많은 사람들의 자취가 있는’ 곳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히 전남 지역으로 발걸음이 향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의 자취’란 역사의 현장들에 남아 가만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옛 인물들의 흔적을 뜻하는 것. 그는 바닷가 곳곳에서 충무공 이순신의 세심한 수비술, 그의 애민심을 만나고, 장좌리 청해진 유적에서 해상왕 장보고의 거대한 비전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독자의 귀에 넘겨준다.
“가장 많이 체류한 지역은 강진 부근이었습니다. 풍광이 밝고 안온했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다산 정약용의 체취가 책에 가장 많이 담긴 것 같아요.”
그는 ‘자신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 사람은 변화할 수 없다’며 ‘여행의 계절, 짐을 꾸리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시도해 볼 것’을 권했다. 288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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