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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장관급 29일 서울회담 의미]6·15선언 이행 구체화

입력 | 2000-07-23 19:03:00


남북장관급 회담이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를 남북 당사자가 스스로 풀어 나가는 당국간 회담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6·15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만남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장관급회담에서 다룰 의제는 ‘남북공동선언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과제는 만나서 협의해야 하겠지만 역사적인 남북정상간의 합의를 뒷받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은 공동선언에 따른 협의 사항과 실천 체계로의 이행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실무 협의 분야는 △경제 △사회 문화 △군사긴장완화 등으로 나뉠 전망이다.

이번 장관급회담은 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도출해 낸 고위급회담의 연장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6·15 공동선언은 남북 화해 및 평화 체제 구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형식면에서는 기본합의서 체제와는 상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구상하는 구체적인 실행 분야를 살펴보면 장관급회담이 기본합의서 체제를 지향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부가 군사 분야에서의 협의를 통해 군사적 부문의 긴장완화를 다루겠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92년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은 분과위 운영을 통해 공동위원회 구성 문제를 협의하다가 실질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공동위원회는 장관급 이상의 운영 기구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이번 장관급회담이 발전할 경우 공동위원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번 장관급회담을 ‘총괄적인’ 성격의 협의체로 이끌고, 세부 실무 협의 사항은 하위 기구로 옮겨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북측도 우리측 회담 제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제1차 상급회담’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후속 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29일 회담에서는 남북이 탐색전을 통해 상대방의 의향을 확인한 뒤 후속 회담의 윤곽을 잡고, 회담의 운영 방식을 협의하는데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