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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이야기]반상회 나가면 소속감 강해져

입력 | 2000-07-23 19:39:00


아파트 주민들은 한 울타리에 살고 있다는 연대감을 다소 색다르게 느낀다. 반상회에 나오지 않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을 경우 일종의 벌칙금을 내면서 소속감을 맛보는 것이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W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의 반상회 참석률이 100%에 가깝다. 최근 아파트 주변에 상가가 많이 생기면서 외부 차량의 아파트내 불법주차가 심각해지자 반상회를 통해 갖가지 주차난 해결 방안이 나왔다. 주차 스티커를 새로 발급해 복제됐을지도 모를 부정 스티커를 색출하고 차단기를 신설해야 한다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반상회가 여론 수렴의 장으로서 톡톡히 역할을 해내는 것은 주민 참석률이 높기 때문. 이 곳의 ‘반상회 불참 벌칙금’이 인근 아파트보다 약간 비싼 3000원이어서 참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목동4단지 등 주변지역 아파트에서는 반상회에 나오지 않은 주민에게 2000원씩 받고 있고, 경기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의 N아파트는 이보다 싼 1000원이다.

또 관리비 절감을 위해 입주민들이 나서 쓰레기 재활용작업을 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면서 ‘봉사활동’에 참가하지 않았을 때 벌칙금 제도가 적용되기도 한다. 매주 한 차례 실시되는 재활용쓰레기 수거의 날에는 입주민들이 분리수거 감시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만일 당번으로 정해진 감시원이 ‘땡땡이’ 치면 1만원의 벌칙금을 물어야 한다.

이렇게 모아진 돈은 명절 때 노인정이나 청소원을 위한 사례금으로 사용되거나 조경사업 등에 활용된다.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