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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삼성 현대증권, 투신과 합병설로 하한가

입력 | 2000-07-24 19:28:00


투신과의 합병설이 폭락장세에 퍼지며 24일 삼성증권(16360)과 현대증권(03410)이 하한가를 맞아 향후 전개상황이 주목되고 있다.

24일 거래소 시장에서 삼성증권은 전날보다 3,900원 하락한 2만2,200원에 마쳤고, 현대증권은 전날보다 1,700원 떨어진 9,650원의 하한가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삼성증권은 삼성투자신탁증권과의 합병설에 대한 조회공시요구를 받았고 투신과의 합병 대상 가능성이 제기된 현대증권까지 합병설이 확산되면서 폭락 장세 속에 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더욱 냉랭해 졌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의 조오규 과장은 “삼성증권의 투신과의 합병설이 현대증권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투신사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투자가들의 우려감을 불러왔다”면서 “투신사의 부실이란 게 당장 해소될 사안이 아니라고 보는 게 투자가들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증권의 경우는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무더기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맞물린 것도 하한가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우증권의 이승우 증권담당 분석가는 “삼성과 현대 모두 증권과 투신과의 합병설이 부실과 수익성 우려를 불러와 하한가를 맞게 됐다”면서 “현대의 경우 특히 그룹 계열사들의 무더기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맞물려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측에서 시한인 내일 중 ‘합병을 검토할 수도 있겠으나 아직 최정 결정된 것은 없다’는 내용의 공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재의 증권과 투신이라는 어정쩡한 관계에서 언젠가는 합병을 할 것이다, 한 번은 나와야 하는 얘기가 아니냐는 반응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대우의 이승우 분석가는 “현대보다는 삼성이 장기적으로 합병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투자가들에 부정적 인식을 주고 있는 것이 지배적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우 분석가는 “합병시 투신 부실이라는 점도 있으나 이는 합병비율에 따라 정리될 문제여서 오히려 합병으로 인한 부실심화보다는 삼성증권의 수익성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 하한가의 주된 배경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증권과 투신간의 합병설이 붉어진 상황에서 증권주의 상승 가능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의 경우 현대투신이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데다 현대그룹의 소유권 정리 및 구조조정이 단기 급박한 현안이 됐고, 삼성의 경우 합병설을 잠재운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이어서 당분간 증권주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분석가는 “삼성의 경우 투신과 증권사를 같이 끌고간다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증자나 합병비율 조정 등으로 투자가를 설득할 수도 있겠지만 수익성 부담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폭락장세지만 하한가를 기록할 만큼 투자가들의 반대가 심한 상황에서 섣불리 합병을 하다가는 삼성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서 “시가총액에 부담을 줄 경우 투자가들에 합병을 설득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의 조 과장은 “주식시장장 전체로는 오늘 투매에 이어 내일도 투매할 경우 단기바닥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증권주의 경우 합병설 이래 투자가들의 보수적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버텨내기 어려운 장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증권업종 중 부국증권 우선주(01275)는 폭락장세 영향으로 570원 하락한 3,250원의 하한가로 마쳤고, 동원증권(05890)도 KTB 네트워크와 합병설이 전해진 가운데 피합병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투자심리 속에 1,460원 빠진 8,310원에 하한가로 마감했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