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변호사들의 무더기 기소로 98년 이순호(李順浩)변호사 비리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던 ‘브로커 고용 변호사’ 수사가 2년만에 일단락 지어졌다.
검찰은 25일 “오랜 관행으로 묵과돼온 알선료 지급행태에 대해 변협의 징계와 형사처벌을 병행함으로써 잘못된 관행에 대한 검찰의 단호한 척결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52명이라는 처벌의 ‘양’에 비해 처벌의 ‘질’은 국민의 법감정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봐주기 수사’가 아니냐는 논란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애초 검찰이 단속한 인원은 판사출신 28명, 검사출신 19명, 군법무관 출신을 포함해 모두 115명. 이중 10명만이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게 됐고 42명은 벌금을 내는데 그칠 전망이다.
특히 구속된 변호사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검찰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 불구속기소된 사람중 3명을 구속하려 했으나 수사 실무진과 대검의 협의결과 ‘불구속’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변호사로서 이미 제명됐거나 1년 전후의 정직처분을 받은 마당에 구속까지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변호사들을 일반 잡범처럼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처럼 처벌의 수준이 낮아진 것은 98년 검찰 수사에서부터 근본적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98년 4월에는 이변호사 사건이 진행 중이어서 형사사건 등을 주로 취급하는 ‘거물급’ 브로커들은 이미 잠적한 뒤였고 결국 손해배상 사건 등을 알선하는 ‘피라미’ 브로커들이 법망에 걸려들어 전반적으로 충분한 증거가 수집되지 못했다는 것.
실제로 검찰이 기습수사를 편 이변호사의 경우 100여차례에 걸쳐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수임한 증거가 확보됐지만 이후에 수사를 받은 115명의 경우 김수익(金壽翼)변호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30건 정도만 밝혀졌을 뿐이다.
검찰은 이번에 입건하지 않은 변호사 60명의 경우는 각 검찰청 ‘내사사건’으로 보존해 이들이 다시 법을 위반하면 함께 사법처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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