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방문중인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 백남순(白南淳)북한외무상은 26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부터 방콕 셰러턴호텔 2층 리버사이드 3룸에서 40분가량 첫 남북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남북 공동발표문은 “쌍방은 남북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대외관계와 국제무대에서도 상호 협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발표문은 또 “쌍방은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서로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는 데에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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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이 발표문에서 “쌍방은 남북 공동선언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확인하고 그 이행을 위한 제반조치들이 순조롭게 진전되고 있는 것을 평가하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외무상은 이날 회담후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담이 잘 됐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두 장관이 ‘대외관계와 국제무대에서 상호 협조해 나가기로’한 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남북 재외공관에서의 상시 외교채널 구축 △외무장관 회담의 정례화 △북한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기구 가입에 대한 남한의 지원방안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 조건부 포기설’과 관련해 이장관은 백외무상에게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북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백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사상 첫 북―미 외무장관회담은 올브라이트장관의 중동평화회담 일정 때문에 28일 오전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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