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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트레이드맨' 이버츠의 '화려한' 컴백

입력 | 2000-07-27 10:00:00


퀴즈 하나.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선발 트라이아웃은 24일 시카고에서 끝난 것을 포함, 이제까지 총 5번이 열렸다. 그렇다면 이 다섯번과 모두 관련이 있는 유일한 선수는 누구?

정답은 잘생긴 백인용병 에릭 이버츠(26·197㎝)다. 이버츠는 「트라이아웃맨」으로 불릴 만큼 인연이 많다.

이버츠는 96년말 처음 실시된 트라이아웃서 기업은행을 인수,뒤늦게 창단작업에 뛰어든 광주 나산에 꼴찌로 지명됐다.

“어차피 좋은 물건들은 앞팀들이 다 뽑아간 후인지라 이왕이면 얼굴이라도 잘 생긴 놈을 뽑아 인기라도 끌자고 생각했다”고 한 나산의 관계자가 술회한 바 있다. 그 정도로 한국행은 어부지리였다.

그러나 이버츠는 내외곽을 가리지않는 폭발적인 득점력(총득점 1점차로 득점왕을 놓쳤다)으로 나산을 그해 6강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이듬해 나산은 흑인센터를 뽑기 위해 이버츠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이미 기량을 검증받은 이버츠는 트라이아웃에 나와 다른 팀의 지명을 기다렸다.

그러나 당시 나산단장이 다른 9개구단에 협조를 부탁,이버츠의 꿈은 무산됐다. 「잘못된 동업자 정신」으로 이버츠가 피해를 본 것이다.

다시 1년이 지나 98∼99시즌 트라이아웃. 이번엔 구단들의 담합은 없었다. 이버츠를 뽑으려는 팀까지 나타났다. 그런데 엉뚱하게 이버츠가 마지막날 드래프트 현장에 나오질 않았다.

일부에는 1년전 충격으로 지레 겁을 먹은 이버츠가 아예 포기했다는 추측까지 나왔지만 나중에 확인된 바에 의하면 가벼운 교통사고 탓이었다.

어쨌든 불운은 두번으로 끝났다. 이버츠는 지난해 트라이아웃서 전체 1순위로 당당히 고향팀(나산을 인수한 골드뱅크)에 복귀했다. 나산이 최고물건으로 꼽히던 로렌조 홀을 현대에 양보하는 밀약 때문에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3년만의 화려한 컴백이었다.

이버츠는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 부진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원년에 아쉽게 놓쳤던 득점왕에 오르는 등 개인적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버츠는 이번에 전체 4순위로 창원 LG에 선택됐다. 밑져야 본전식 선택(97),담합의 아픔(97∼98),교통사고 불운(98∼99),밀약에 따른 전체 1순위(99∼2000) 등의 개인사를 거쳐 5번만에 그야말로 뒷말없이 깨끗하게 한국행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보추(李寶秋)라는 한국식 이름까지 있는 「트라이아웃맨」이버츠의 올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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