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하루만에 매도공세로 돌아서면서 지수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거래소 시장 시가총액의 20%대로 상하한가 한번 칠 때마다 종합지수를 23포인트가량 등락시키는 삼성전자가 기력을 회복하지 않는 한 시장은 현재의 약세국면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삼성전자 반전의 열쇠는 오직 외국인만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주가와 연동=27일 삼성전자의 급락(1만6000원 하락)은 이날 새벽에 마감된 미국증시에서 반도체업체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한 여파가 컸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3.94%하락)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된 16개 전종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수도 6.3% 하락한 것.
주목할만한 것은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와 삼성전자의 주가추이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전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의 주가를 보면 삼성전자의 주가향방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삼성증권 김남태연구원은 두회사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달들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상승이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로 이어질 확률이 93%에 달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현재 국내시장에서 삼성전자 물량을 받아줄만한 매수세력은 외국인들뿐. 종목당 투자한도를 모두 채운 국내 기관들은 더 이상 삼성전자를 사줄 여력이 없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500만주 이상 새로 사들인뒤 이달들어 13일 이후 130만주 가량을 내다 팔았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골드만삭스와 쟈딘플레밍증권 창구를 통해 각각 10만주씩 매도했다.
대우증권 이종우투자전략팀장은 "결국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들이 사면 올라가고,팔면 떨어지는 취약한 수급구조에 눌려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삼성전자 주가향방은 반도체 경기정점 논쟁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나느냐에 달려있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래에셋 이병익주식운용본부장은 "전반적인 반도체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반도체주식을 선별매수한 만큼,경기정점논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30만원대라면 싸보일 수 있겠지만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매수공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이팀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업황호전이라는 재료를 선반영해 상승한 만큼 업황이 다소 좋아지는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하락압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증권은 삼성전자 매수시점과 관련,일종의 기술적지표인 테더라인(60일중 최고가와 최저가를 더한 다음 2로 나눈 것)를 상향돌파한 시점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눈길을 끌었다. 26일 종가기준으로 테더라인은 32만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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