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격 앞으로
메이저리그의 ‘트레이드 태풍’은 ‘핵 잠수함’을 비켜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은 2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 커트 실링(34)을 데려오고 투수 오마 달, 빈세트 파디야, 넬슨 피게로아와 외야수 트레비스 리를 내주는 4대1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트레이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산 핵 잠수함’ 김병현(21)이 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 애리조나가 필라델피아의 트레이드 요구 대상으로 알려졌던 김병현을 내주지 않은 것은 구단측이 김병현의 장래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병현은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비록 팀은 4―8로 졌지만 ‘홀가분하게’ 중간 계투로 나서 1이닝을 삼자 범퇴로 막는 깔끔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김병현은 팀이 1―8로 뒤지던 7회 애리조나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내야 땅볼, 외야 플라이와 삼진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막은 뒤 8회 교체됐다.
한편, 애리조나는 실링을 영입하면서 랜디 존슨과 함께 메이저리그 최강의 ‘1,2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프로 13년차인 실링은 통산 105승(89패)을 올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 지난해 15승6패, 평균자책 3.54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겨울 받은 어깨 수술로 초반에는 부진하다 시즌 중반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즌 성적은 6승6패, 평균자책 3.91이지만 최근 8경기에서는 5승2패, 평균자책 2.00을 기록할 정도로 급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 실링의 팀 합류로 김병현이 포스트 시즌 마운드에 설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