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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커스]'왼손잡이' 오른손 투수 이종범

입력 | 2000-07-28 09:43:00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이종범이 전형적인 왼손잡이란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종범은 야구를 제외한 모든 것을 왼손으로 한다. 밥을 먹은 때는 물론이고 당구와 고스톱을 칠때도 왼손이다. 이상하게 당구도 왼손으로 쳐야 본 실력(700)이 나온단다.

그렇다면 왜 전형적인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야구를 하게 됐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종범은 야구를 처음 시작할때는 왼손으로 볼을 치고 던졌다. 그런데 시험삼아 오른손으로 볼을 한번 던져 봤는데 왼손보다 휠씬 멀리 나갔다. 왼손잡이 였지만 오른손 어깨가 강했던 것이다. 그뒤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른손으로 야구를 하게 됐다. 그 당시에는 왼손잡이 선수가 많지 않은 시절이었고 지도자들도 오른손 타자를 선호한 편이었다. 더군다나 이종범은 내야수를 맡으면서부터는 완전히 오른손 타자로 굳어졌다.

만약 이종범이 우투좌타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쯤 일본에서도 수준급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을 게 틀림없다. 아무래도 오른손 투수가 많기 때문에 우타자보다는 좌타자가 유리하다. 그리고 좌타자는 타석에서 1루 베이스까지의 거리가 우타자 보다는 짧아 내야안타를 기록할 확률이 높다.

이종범은 발까지 빨라 상당히 많은 내야안타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오른손으로 던지면 내야수를 하는데는 지장이 없어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를 맡을 수도 있었음은 물론이고.

이종범은 오랜 기간 오른손으로 야구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사실상 양손잡이나 다름없다. 양손을 불편없이 마음대로 쓸수 있지만 야구를 제외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왼손을 사용하는 유일한 선수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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