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종목을 석권하는 것 아닙니까?”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남녀 4체급씩 통틀어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종목. 전세계 체육관계자들이나 대부분의 팬들은 ‘종주국’ 한국의 전종목 석권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남녀 2체급씩 총 4체급에서만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종주국 한국의 독주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타국가들의 거센 저항때문. 한국이 전종목을 석권할 것이란 우려가 결국 ‘출전제한’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둘째는 한국의 장기전략 때문. 시드니올림픽에서만 정식종목으로 인정된 태권도가 ‘영구 정식종목’이 되어야 한다는 대한태권도협회의 고충이 결국 ‘양보’로 이어진 것. 다른나라도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야 ‘태권도를 영구종목화 하자’는 전세계적 요구가 높아질 것이란 계산. 태권도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느냐는 시드니올림픽이 끝난 뒤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결국 이러한 ‘깊은 뜻(?)’에 따라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회 총회는 ‘출전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WTF총회는 각종 예선전을 통해 각국에서 남녀 2체급씩 최대한 4명만 출전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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