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내가 한눈에 다 내려다보이는 3층짜리 아담한 S호텔.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 오기감독은 밤마다 이 호텔의 15m짜리 야외풀장을 지키고 있다.
오감독 뿐만 아니다.5명의 코치들도 서로 시간을 정해놓고 밤새도록 풀장 주위에서 진을 치고 있다.
경기용 풀장은 25m(숏코스)와 50m(롱코스) 두가지.그런데 왜 이들은 15m짜리 미니풀을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일까.
수영 국가대표 상비군은 내달 4일 대만에서 벌어지는 아시아태평양에이지대회 준비차 26일부터 춘천실내수영장에서 강화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이 이 호텔을 택한 이유는 한적할 뿐만 아니라 선수관리를 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
이 호텔에서 외부로 나가는 입구는 단 한곳으로 반드시 풀장을 지나야한다. '딴짓'을 해보려고 해도 길목에 코치진이 버티고 있으니 선수들은 꼼짝해볼 도리가 없다.선수가 52명이나 돼서 관리가 쉽지 않지만 그 흔한 무단외출사건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코치진의 눈을 피해 호텔에서 빠져나가도 별 수 없다.인근에 경찰청 등 관공서가 밀집해 곳곳에서 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어 '수상해 보이면' 호텔로 되돌려질 수 밖에 없기 때문.
오감독은 밤새 모기를 쫓으며 풀장을 지키지만 "선수들이 '딴짓'을 포기하고 몸만들기에 정말 열심"이라고 껄걸 웃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