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퇴출 됐다가 LG에 새 둥지를 튼 외국인 선수 찰스 스미스(31)가 30일 처음으로 LG 유니폼을 입고 출장했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친정팀’ 삼성. 5번 지명타자로 나선 스미스는 4회말 1타점 적시타와 7회말 2루타를 뽑아내는 등 LG에서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스미스가 안타를 때려내자 잠실구장에서는 LG와 삼성팬이 똑같이 환호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 전 스미스의 표정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쫓겨날 뻔한 위기’를 넘긴 선수답지 않게 밝았다. 그는 싱글싱글 웃으며 “첫 상대가 삼성이라는 점은 개의치 않는다. 야구는 그저 야구일 뿐”이라며 100㎏이 넘는 체격만큼이나 넉넉한 여유를 보였다. 이어 스미스는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나는 그 공을 치려고 노력하는 것에는 달라진 점이 없다”고 한마디했다.
물론 스미스가 자신의 말처럼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인지 아니면 ‘한풀이 속내’를 타석에서 드러낸 것인지는 모르는 일. 하지만 요즘 숙소인 호텔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스미스에게는 분명히 분발해야할 이유가 있다. 2, 3주 후면 미국에 머물고있는 아내와 4개월 된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 아내와 아들에게 마이너리그 시절과 같은 ‘떠돌이’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스미스의 심정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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