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홈런왕 ‘헐크’ 이만수코치(42)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가 됐다.
이코치가 불펜 보조코치로 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31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포수 엔트리에 결원이 생기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그를 ‘1일 선수’로 등록했다고 에이전트사인 CSMG가 알려왔다.
은퇴한 지 3년이나 된 이코치가 뜻하지 않게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는 ‘행운’을 잡게 된 것은 구단의 트레이드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
화이트삭스는 3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주전 포수 브룩 포다이스와 마이너리그 유망주 3명을 주는 대신 포수 찰스 존슨과 지명타자 해럴드 배인스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런데 미 동부지역인 볼티모어에서 경기를 벌였던 포수 존슨이 31일 서부지역 애너하임에서 경기를 치르는 화이트삭스 선수단에 미처 합류하지 못하게 된 것.
화이트삭스는 다행히(?) 포수 마크 존슨 1명만으로 11―7로 승리했으나 만약 존슨이 부상이라도 당했으면 이코치가 마스크를 쓰고 출전해야 할 상황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론 슐러단장은 이코치에게 다가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축하한다”고 악수를 건네며 “경기 직전에야 통보한 것은 혹시라도 긴장할까봐 그랬다”고 설명.
98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 클리블랜드 산하 싱글A팀에서 한국인 최초로 유급코치가 됐던 이코치는 지난해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동한 뒤 지도력을 인정받아 올해 메이저리그 코치로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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