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무공해차의 대명사였던 전기차의 운명은?
지난달 기자는 포드사가 제작한 전기 자동차(배터리 자동차)인 소형 트럭에 올랐다. 우체통처럼 생긴 충전기에서 10여분가량 충전한뒤 미국 디트로이트시 교외를 한시간 가량 달렸다. 소음은 거의 없었고 승차감도 승용차 수준이었다. 이미 디트로이트에서는 우편배달차 등의 용도로 이같은 전기 자동차가 수십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도 최근 포드사가 만든 ‘싱크 시티(Think City)’라는 이름의 2인용 전기 자동차가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포드사 외에도 세계 각국의 자동차제조사들은 지난 수년간 전기 자동차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2003년부터 시행 예정인 ‘무공해차량(ZEV) 판매 의무 제도’는 자동차제조사들로 하여금 무공해 차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게 만든 결정적 동력이 됐다. 이 제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팔려면 전체 판매량 가운데 저공해차(LEV) 75%, 초저공해(ULEV) 15%, 무공해차 10%의 비율을 맞춰야 한다.
연구 개발 결과 GM은 3억5000만달러를 들인 전기자동차인 EV1을 96년에 내놓은데 이어 98년에는 충전시간을 분단위까지 단축시킨 비접촉용 충전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는 근본적으로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짧은데다 충전소 등 기반시설 확충 문제 때문에 보급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포드사 환경전략 담당 이사인 앤드루 아쵸는 “배터리 자동차는 화석연료 자동차의 시대와 앞으로 다가올 연료전지 자동차의 시대를 잇는 과도기적 형태로 잠시 존재하다 점점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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