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식물이 같이 살아야 하니까 개망초도, 토끼풀도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어린이 식물 연구회’ 정회원인 김부이양(11·경기 고양시 일산구 호곡초교 4년)의 자연사랑은 남다르다. 2학년 때 연구회 예비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름을 아는 풀 한 포기 없었다. 더불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풀 한 포기도 소중하다는, 생태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을 자연 속에서 깨닫게 됐다. 정회원이 되기 위해 아빠 엄마 그리고 다섯살난 남동생 정이의 손을 잡고 1년간 들과 강을 누비는 자연 속 현장학습을 통해 얻어진 소중한 경험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풀과 꽃도 사랑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여유 있는 마음가짐도 생겼다. 부이양은 라일락과 민들레를 가장 사랑한다. “냄새도 좋고요, 하얀색이 너무 예뻐요. 그리고 민들레는 아담한 크기에 노란색이라 좋고요.”
그저 아이들과 동행할 생각이었던 어머니 조영미씨(37)의 생각도 180도 바뀌었다. 아이의 공부 이야기 외에는 별로 공통적인 대화 주제가 없었지만 이젠 어딜 가든 풀과 꽃을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아파트 숲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뛰놀며 자연의 소중함을 몸으로 배우는 아이들이 대견스럽죠. 저도 아이들과 다니면서 화단의 풀이름을 놓고 오랜 시간 대화하는 게 가장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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