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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첫날 혼선 …환자들 처방전들고 전전

입력 | 2000-08-01 23:41:00


의약분업 전면시행 첫날인 1일 원외 처방전을 받은 환자들이 새 제도에 익숙하지 않아 불편을 겪었으나 1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때문인지 극심한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약국에서는 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약을 찾아다니는 환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동네의원이 부분 폐업에 들어간 수도권 지역에서는 환자들이 문을 연 의원을 찾아 헤매다 종합병원으로 몰려드는 등 의약분업은 첫날부터 파행 운영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2일부터 그동안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던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가키로 한데다 동네의원의 폐업도 늘어나 환자들의 불편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날 서울 경기 인천 울산 등 4곳은 시도의사회 결정에 따라 40∼50% 가량의 동네의원이 문을 닫았다.폐업유보 방침을 밝힌 다른 시도에서도 일부 동네 개원의들이 환자를 받지 않았다.

전공의가 근무하는 병원 196곳 중 104곳에서 부분 파업이 계속됐다. 전공의들은 응급실 분만실 중환자실을 제외하고는 입원환자 회진 및 외래진료를 거부해 예정됐던 수술이 미뤄지고 새로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무릎관절염을 치료중인 이모씨(41·여)는 다리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은 채 원외 처방전을 받고 “나 같은 환자는 의약분업이 지옥 같다”고 호소했다.

반면 주부 정모씨(35·경기 과천시)는 “의약분업을 해보니 별것도 아닌데 의사들이 왜 그렇게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약국에 가느라 전보다 시간이 10분 정도 더 걸리지만 참을 만하다”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 없어 환자가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는 불편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위염 처방전을 들고 서울 종로5가의 보령약국을 찾은 최성촌씨(58·여)는 처방된 약이 5종인데 1종이 없어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보건복지부는 1일 현재 분업 준비를 끝낸 약국은 1만4422곳 중 53.7%라고 밝혀 약국의 약 준비가 완료되는 한 두 달 동안 환자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