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경험상 미국증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오는 17일부터 연말까지 적어도 14%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일 이번 대통령 선거가 증시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미국증시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지난달 31일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전당대회에서 조지 부시 텍사스주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확성했다. 민주당도 오는 14∼1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앨 고어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할 예정이다.
신문은 '주식투자자연감' 편집인인 예일 허취의 증언을 인용, 현직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은 때에는 레임덕의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미키 레비는 "1960년이후 40년간 대선이 치러진 해에는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는 일반론을 폈다며 신문은 전문가들조차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드 데이비스 연구소에 따르면 대선이 있는 해에는 주식시장이 상반기에 침체했다 하반기에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 연중으로는 하락장을 기록하더라도 중반보다는 연말 주가가 높았다는 것이다.
뉴욕 애쉬랜드 매니지먼트의 테런스 맥래플린투자전략가는 "선거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역대 대선기간중 상반기에는 하락하거나 등락을 거듭하다 하반기에 상승세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다른 분석가들처럼 "대선은 증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리도 중요한 변수여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금리인상을 거의 끝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경우 대선 변수 및 기업 순익 개선 기대감으로 하반기에는 뚜렷한 상승장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신문은 대선이 치러지는 해의 증시가 여느 해와 다르게 움직이는 원인으로 정치의 힘을 지적했다.
예컨데 집권당은 경제와 증시가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 또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기 때문이라는 것.
신문은 그린스펀 의장이 FRB에 입성하며 "정치분쟁에 휘말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기간 중에는 가급적 금리인상을 자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그가 이런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다면 8월에는 몰라도 이후 금리인상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뮤추얼펀드그룹 워델&리드의 헨리 헤르만은 "일반적으로 집권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보지만 문제는 집권당의 위력이 그린스펀 의장과 비교할 때 15년보다 상대적으로 약화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린스펀 의장쪽에 승부를 걸겠다며, 그린스펀의장이 주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약주들은 지난 92년 빌 클린턴 취임후 크게 하락하다가 클린턴 대통령이 의료시스템을 개선하기 시작하면서 반등했다.
제약주들은 올 초에도 정부가 의료비 등을 통제할 것이라는 우려속에 재차 떨어졌다 실적 호전으로 반등, 가장 실적이 좋은 종목의 하나로 부상했다. 제약업체들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부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의료비용을 낮추려는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제약산업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느냐 여부도 주요 변수다. 네드 데이비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집권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해에는 다우지수가 14% 상승했고, 정권을 내 준 경우 3% 하락했다.
또한 호황때는 유권자들이 집권당에 기울었고, 불황기때는 변화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실하게 반가운 소식은 누가 승리하든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예비선거 기간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전당대회 시즌부터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이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7.7% 하락했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패배하더라도 과거 평균치인 '3% 하락'을 맞추려면 더 올라야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백악관을 고수한다면 14% 상승장으로 마감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는 급등해야 한다. 특히 허취는 "지난 반세기동안 대선이 치러진 해의 마지막 7개월간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오르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방형국bigjo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