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폭락세라는 닮은 꼴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이 한가지 점만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 동향이다.
한국의 금리는 단기간의 하락에 따른 조정과 자금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며 주식시장 및 채권가격의 동반 하락을 가져왔다. 미국에서는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의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도, 영향을 받지도 않는 모양이다.
지난 주 나스닥 시장이 기록적인 폭락을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시중 실세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나갔다.금주 들어서도 주식시장의 혼조세와는 달리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세금리의 기준이 되는 30년 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7월 중순의 5.9%대에서 5.7%대로 내려앉아 0.2%p나 하락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의 경우에도 좀처럼 내려서지 못하던 6%의 마지노선을 뚫고 5%대로 내려선 상황이다.
이러한 금리의 안정은 전통 블루칩들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하방경직성을 지켜주면서 완만하나마 상승세가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해준 반면 기술주들을 중심으로 한 나스닥 시장의 조정세는 막아내지 못했다. 이같은 금리 안정의 가장 큰 요인은 인플레이션이 진정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원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도 멈췄고 무엇보다도 미국 국민들의 소비가 과열수준에서 이제 누그러졌다.
이에 금리의 안정세가 진행되는 한 미국증시의 급격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서고 있다. 금리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삼던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를 볼 때 이러한 전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할 것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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