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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2000]클린턴-부시 설전 치열

입력 | 2000-08-02 18:34:00


미국 대선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 가문간의 설전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클린턴 대통령. 그는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부시주지사는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출마한 것”이라며 “그의 선거 슬로건 ‘온정적 보수주의’는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고 폄훼했다.

부시 주지사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1일 “미국의 대통령이 정치 훈수꾼이나 되려고 시간을 낭비하다니 놀라울 뿐”이라며 “클린턴은 자신의 업적이 훼손당하지나 않을까 걱정해 고어의 당선에 필사적인 것 같다”고 맞받았다.

평소 말을 아끼기로 소문난 조지 부시 전대통령도 아들을 위해 말싸움에 끼어들었다.

부시 전대통령은 1일 NBC방송의 ‘투데이쇼’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이 공격을 계속한다면 클린턴이라는 인간에 대한 나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린턴의 성추문을 은근히 상기시키는 발언이었다.

사실 클린턴의 성추문에 대한 공격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공화당 진영의 주요 선거전략 가운데 하나.

부시 주지사는 그동안 클린턴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유세때마다 오른손을 들고 “당선된다면 대통령직의 명예와 권위를 지키겠다”고 맹세하며 클린턴의 비도덕성을 은근히 비난해 왔다.

부시 주지사의 부인 로라여사도 지난달 31일 전당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내 남편이 당선되면 자식들의 존경을 받는 미국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부시 주지사도 “대통령으로서의 명예와 품위가 이번 선거에서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