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은 2일 사흘째 전당대회에서 빌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군사력 증강에 관한 당의 기본 입장을 천명했다.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10년 전 걸프전쟁 당시 미군이 주축이었던 다국적군을 일선에서 지휘했던 노먼 슈워츠코프 전 장군. 그는 현재 해상 박물관으로 사용중인 퇴역군함 뉴저지호 함상에서 화상을 통해 대의원들에게 “지난 8년간 미 육군 사단 수는 걸프전 당시의 절반 이하로, 해군 전투력은 3분의 1로, 공군력은 40% 줄었다”고 밝히고 “이로 인해 군의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고 말했다.
게티스버그에서 역시 화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도 이같은 현상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는 (당선되면)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콘돌리자 라이스 외교안보고문은 “평화는 힘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 뒤 “부시주지사가 당선될 경우 행정부는 러시아 중국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미사일 방어체제(NMD)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제는 새로운 핵전략과 가급적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효과적인 미사일방어체제 배치에 헌신할 수 있는 대통령을 선출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부시 주지사에게 승리는 더러운 이름이 아니다”며 “군사력을 사용할 일이 있다면 승리를 위해서 쓸 것”이라고 역설했다.
2차세계대전 때의 부상으로 오른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밥 돌 전상원의원은 대의원들에게 “나와 함께 위대한 재향군인 세대와 모든 군인에게 경의를 표하자”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전쟁 당시 하노이에 5년반 동안 포로로 억류됐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등단, “국제적으로 아직도 미국에 적대적인 독재자와 침략자가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더욱 자유롭고 번영된 세계를 건설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케인 의원은 “부시 주지사는 미국의 위신을 회복할 수 있는 용기와 인격을 갖추고 있다”며 부시 주지사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은 이날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전대통령 시절 미국이 강한 군사력을 토대로 승승장구하던 시절의 비디오를 상영하고 세계 평화유지를 위한 국방력 증강에 당원들이 애국심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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