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의 60%는 '원인불명' 사전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임신한여성이 열달 내내 달고 사는 고민은 ‘손가락은 열 개일까?’‘눈 코 입은 제대로 있을까?’ 등 기형아에 대한 우려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걱정만 할 게 아니라 기형아 검사를 받고 엽산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임산부가가장 불안해하는 기형아가 생길 확률은 1백명 중 2~3명꼴인 2~3%. 최근 들어서는 5~6%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될 정도로 점점느는추세다. 그런데 기형아 중 60%는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라고 한다. 단지 스트레스, 전자파, 환경호르몬 등을 그 원인으로 추측하는 정도다. 연이산부인과기형아진단센터김창규 박사는 “기형의 원인으로는 유전질환 20%, 염색체 이상 6%, 당뇨병 등 임산부 질환 3%, 풍진 등 태아감염2%,약물 복용 및 방사선 노출이 1.5%이고 나머지 60%는 그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라며 “기형아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교통사고와도같은 것이므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부부가계획하에임신하고 임신기간 중 매사에 조심하며 산전검사 등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통 임산부들은 열달 동안 ‘우리 아기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다 있을까?’하는 걱정을 달고 살면서도 ‘설마, 내 아기는 아니겠지’ 하고지레 마음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기형아 진단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검사를통해 증상이 발견될 경우 태내 치료가 가능하기도 하고, 태어난 후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라면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도 가능하며,너무 심각한 기형이라면 임신중절 등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중절은 무엇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김창규박사는 “임산부들 중엔 약물복용 등을 이유로 임신 중절을 쉽게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며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먼저 전문의에게조기 검사를 받아 기형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유전인자로 인한 기형 단일유전인자 이상 : 부모중 한 명이라도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어 아기에게 그대로 유전되는 것이 단일 유전인자 이상이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모 모두 보균자인 경우 나타나는 페닐케톤 요증(선천적으로효소가 부족해 대사되지 않은 물질이 뇌에 쌓여 정신박약을유발하는 질환) 등의 선천성 대사 장애. 이 경우 아기가 태어난 후 곧바로 치료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또 피의 응고를 방해하는 혈우병의 경우엔 여성 보균자에 의해 유전되지만남자 아기에게만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 융모막 검사, 탯줄 혈액 검사로 진단 가능하다. 이외 정상아로 태어났다가 점차 근육이 위축되어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근위축증 등도 여성 보균자에 의해 유전되는 질환이다. 다인자성 유전질환 : 다인자성 유전은 특정한 유전인자나 염색체 이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족 중에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나타날확률이 보통보다 높다. 대표적인 것이 무뇌아. 무뇌아란 두개골이없으면서대뇌도 같이 없거나 흔적만 남아 있는 경우며 양수 과다증이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또외형적으로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중에서 선천성 고관절 탈구가있다. 보통 남자 아기보다 여자 아기에게 많이 나타나며 태어난 후 수술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 언청이 등 구강구조에 이상이 있는구개파열도외형적인 이상 중에서 흔한 기형. 이러한 기형이 있는 경우 되도록 빨리 수술해 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모두 정상인 데반해 첫아기에게 구개파열 증상이 나타났다면 둘째 아기에서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4% 정도. 염색체이상: 염색체가 분리되지 않아 생기는 숫자의 이상, 구조 자체의 이상으로 생기는 기형을 말한다. 태아의 7.5%가 염색체 이상이지만신생아는 0.6%만이 염색체 이상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특이한 사실.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가장 흔한 증상이 다운 증후군(몽고증). 머리가 작으면서 코가 납작하고 눈과 눈 사이가 멀며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지능 발달도 상당히 늦다. 보통 35세 이상 고령임산부가 고위험군이다. 이외성염색체중 X염색체가 하나밖에 없는 여아의 터너 증후군은 정신박약, 불임의 원인이 되고, X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클라이네휠털 증후군 남아는 무정자증을 일으킨다. Y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남자아이는 지능은 그다지 떨어지지 않으나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태아 감염으로 인한 기형 풍진: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기형 확률은 임신 1개월 이내엔 25%, 3개월 이내엔 15%로 백내장, 선천성 심장병, 중추신경계 이상을초래한다.풍진은 감기와 비슷하게 지나가기 때문에 임신 중 반드시항체 검사를 해야만 한다. 또한 풍진 예방주사를 맞으면 최소한3개월 정도는 임신을 피하는 게 안전하다. 예방주사를 맞아도 5% 정도는 항체가 생기지 않으며, 접종 후 15년이 지나면 항체가 없어지기도 한다. 애완동물이 옮기는 톡소플라즈마증 : 톡소플라즈마는 고양이, 개 등 애완동물에기생하는 기생충의 일종으로 고기나 음식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임산부가 톡소플라즈마증에 감염되면 기생충이 임산부의혈액에서 증식해 태반을 통과, 태아의 뇌에 석회 침착을 일으켜 수두증, 소두증을 일으키고 망막 주위에 염증을 유발, 시각 장애를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임신중에는 고양이 등 애완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육류는 충분히 익혀 먹도록 한다. 또한 동물의 배설물을통해서 감염이 되기도 하므로 야채는 깨끗이 씻어먹고 집안의 청결을유지한다.임신중 애완동물과 접촉한 경우엔 톡소플라즈마 항체검사를 받도록 한다. ◆임산부 질환으로 인한 기형 당뇨병 :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여성이 임신을 하면 당뇨병은 더욱 악화되고치료하기도 어렵다. 임신이 되면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인슐린 호르몬과의 정반대 작용을 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되기 때문이다.또 임산부에게 임신 중독증을 가져오며 4kg 이상의 거대아를낳을 우려도 있고 기형아 유발 가능성도 높다. 당뇨병으로 인한기형 발생 시기는 임신 7주 이전. 따라서 그전에 당뇨병을 빨리 진단해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사물질인 케톤 등이 태반을 통과해 무뇌아가 생길 수 있고, 선천성 심장병, 고관절 탈구,언청이,6손 등의 기형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임산부의 기형 유발 확률은 정상인의 5배인 19%나 된다. 성병: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성병으로는 포진, 임질, 매독 등이 있다. 붉은 자국 위에 작은 수포들이 돋아나는 포진은 바이러스성으로 얼굴, 특히 입술, 외음부, 질, 자궁결관 등에 나타난다. 이중 생식기포진은 아기에게 특히 위험한데 분만시 자궁을 나오면서 감염될경우 심각한 뇌염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생식기에 포진이 발생했을경우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제왕절개가 불가피하다. 남편으로부터전염되기 쉬운 임질은 태아에게 감염될 경우 시각장애를 유발할수 있고, 매독에 걸렸을 때는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임신 5개월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상아를 낳을 확률은35%밖에 되지 않는다. 이외 에이즈도 태아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약물로 인한 기형 약물:임신이 된 줄 모르고 복용한 약으로 이내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전에 먼저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현명한 처사다.보통약이 태아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임신 3개월까지로, 이 3개월 중에서도 시기에 따라 약물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과 염려되는 기형의 종류가 다르다. 임신 1~2주에 약물을 복용해서 기형이 유발된 경우에는 임신이 진행되지않고 자연 유산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 3~8주는 태아의 심장, 중추 신경계, 눈, 귀, 팔, 다리 등이 완성되는 시기다. 이때 대부분의 산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므로 12주전까지는 되도록 어떤 약물도 피하는 게 좋다. 임신 8~15주에는 태아가 약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이때는 입부분과 성기가 형성되는 시기로 잘못 복용하면 언청이가 되거나 여자아이 성기의 남성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임신 15주 이후로는 약물복용으로 기형이 될 우려는 거의 없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 현재까지임신에 해롭다고 밝혀진 약물은 항암제, 혈당 강하제, 여성 호르몬제, 경구 피임제, 비타민 D의 부족이나 과잉, 결핵 치료제인스트렙토마이신, 아스피린 같은 해열 치료제, 부신 피질 호르몬제,이뇨제, 항갑상선제, 신경 안정제, 항우울제, 레티노게시드 성분이포함된 여드름약 등으로 이런 약물은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이외의 약물을 사용할 때도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도록 한다. 알코올 : 적은 양의 알코올을 가끔씩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많은 양을 장기간 먹으면 태아의 지능저하나 성장이 늦어지는 등여러 가지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태아의 뇌가 안정되고 성장하는임신 12주 이후부터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가령 임신 12주 이후에 맥주 6백50cc를 매일 마실 경우 태아가 알코올증후군(정신지체)에 걸리거나 정신박약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방사선으로 인한 기형 임신이가능한 시기, 즉 월경 시작부터 10일 이후에는 가능한한 복부X선 촬영을 하지 않도록 한다. 보통 방사선 하면 떠오르는 흉부 X선촬영은태아에게 직접 쏘여지지도 않고 양도 적으므로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특정한 질병을 검사하기 위해 오랫동안방사선을쏘이거나 태아가 있는 배 부분에 직접 쏘이는 것은 위험하다.특히 태아의 성장이 활발한 8~15주 사이엔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