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페루자에 진출한 ‘테리우스’ 안정환(24)이 연습경기에서 4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안정환은 3일 이탈리아 북부 보르미오에서 열린 이탈리아 3부리그 보르미에세와의 연습경기에서 전반 1골 2어시스트, 후반 3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페루자의 12―0 완승을 이끌었다.
안정환은 폭우의 악천후 속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면서 정확한 득점과 어시스트로 코스미 페루자감독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안정환은 지난달 31일 2부리그 몬차와의 연습경기 때 45분을 뛴 뒤 사흘만에 다시 실전에 투입돼 발군의 역할을 해냄으로써 10월1일 2000∼2001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 개막전에 주전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루자의 골잡이 부치는 5골을 기록했지만 어시스트는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해 이날 경기에서는 안정환이 최고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현지 기자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안정환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고 페루자의 가우치 구단주 역시 “저것 봐라. 정말 기대되는 선수”라며 안정환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비록 상대가 약팀이긴 했지만 안정환은 전반 33분 이탈리아 무대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16분과 23분 릴레이골을 뽑아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후반 35분 페널티킥 기회에서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키커로 나서 정확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안정환은 “이제 시차에 완전히 적응했다. 컨디션은 아직 정상이 아니지만 동료들과 호흡이 맞기 시작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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