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진출의 꿈을 안고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이명세감독. 뉴욕 퀸즈 플러싱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만난 그는 “올해안에 첫 메가폰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검게 탄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국내 첫 작품은 CF작품이 될 공산이 크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보고 그의 후견인을 자청하고 나선 리들리 스콧과 토니 스콧 형제가 자신들의 프로덕션인 RCA를 통해 그의 CF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감독은 또 20세기폭스사의 계열사인 폭스서치라이트로부터 뉴욕의 대표적 스릴러 작가 로렌스 블록 원작의 ‘히트맨’(98년작)에 대한 연출의사를 타진받았다. ‘히트맨’은 살인을 밥먹듯 하면서도 엉뚱하게 길잃은 개나 열대우림의 파괴를 걱정하는 살인청부업자의 내면풍경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작품.
이감독은 당초 데뷔작으로 공포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히트맨’을 읽어본 뒤 마음을 바꿔 폭스서치라이트에 연출안을 제출한 상태다.
“미스테리와 현실풍자가 어울려 묘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 되겠다싶어 욕심이 나더군. 킬러 얘기가 나오지만 ‘인정사정…’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될거야.”
침실 겸 거실에서 ‘히트맨’의 페이퍼북을 어루만지는 이감독 앞에는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있었다. 데뷔작으로 구상중이었던 공포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하고 있었던 것. 8월말경 완성될 이 시나리오는 유니버설의 자회사로 공포영화 제작사로 유명한 뉴암스테르담과 이야기가 진행중이다.
“할리우드에서 공포영화가 붐을 탄다지만 사람들을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깜짝 놀래키는 개구쟁이 수준을 못벗어나는 것 같아. 영화를 볼 때 보다 보고나서가 더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