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극우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에어푸르트 난민수용소 화염병 투척과 뒤셀도르프 역사 폭발, 함부르크 디스코텍 방화 등 일련의 사건들이 극우정당소속 신나치주의자들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
게다가 최근에는 300여개의 극우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해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신나치주의자들은 이 인터넷사이트에 좌파 예술가와 정치인의 사진과 인적사항 등을 띄워 공공연히 테러를 선동하고 있다.
이에 집권당인 사민당(SPD)과 녹색당은 물론 우익정당인 기독교사회당(CSU)과 경찰노조까지 극우정당의 불법화를 주장하고 나서 정당활동의 자유와 극우파 근절안을 놓고 거센 논란을 빚고 있다. 녹색당의 위르겐 트리틴 환경장관과 레나테 슈미트 SPD부의장은 “구 동독지역에서 득세하고 있는 극우정당 민족민주당(NPD)과 독일민족연합(DVU)이 폭력사건의 배후”라며 불법화할 것을 요구했다.
보수정당인 CSU의 귄터 벡슈타인 바이에른주 내무장관과 디터 훈트 고용자협회장도 “신나치와 스킨헤드 등 극우정당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콘라트 프라이베르크 독일 경찰노조(GDP) 부위원장까지 NPD 불법화를 주장하고 나섰다.독일사회가 한목소리로 반 극우파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최근 지방선거에서 구 동독 주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극우정당이 외국인추방과 폭력사건을 사주하고 있다는 의혹 때문.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사회주의당(PDS)이 일부 구 동독지역에서 44%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데 이어 3월 지방선거에서 DVU가 처음으로 3%를 넘으면서 구 동독지역에서는 연일 외국인에 대한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96년 6400건이던 극우파 폭력사건이 지난해 9000건으로 증가했으며 이중 44%는 동독지역에 집중돼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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