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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따라잡기]증시, 현대 자구계획에 실망감

입력 | 2000-08-04 11:33:00


현대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구계획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프로그램 매물과 함께 주가를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1시현재 전날보다 9.92포인트 떨어진 712.16포인트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를 떨어뜨린 주 원인은 11시현재 374억원이나 나온 프로그램 매도물량. 같은시각 프로그램 매수 물량은 45억원에 그치고 있다. 선물지수가 현물지수보다 낮아지면서 그동안 쌓였던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매물외에 조만간 나올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에 대한 실망 매물이 벌써부터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신투신운용의 A펀드매니저는 "현대가 자산 매각과 계열 분리등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어느정도의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시장의 관심인데 현재 알려지고 있는 방안을 보면 우량계열사 매각등 특단의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냉소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A매니저는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초과지분 6.1%만 매각하면 간단한 문제임에도 현대가 이지분 처리를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보면 현대전자등 우량계열사의 매각이나 3부자의 실질적인 퇴진등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실망감이 벌써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투신운용의 B펀드매니저는 "현대의 계열분리가 촉진될 경우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등 우량 계열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텐데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에 대한 매수를 늘리지 않고 있는 것은 현대의 자구 대책안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C펀드매니저도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현대가 다시 시간끌기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증시에 확산되고 있다"며 "현대가 현재 보도된 것보다 강력한 대책을 내놓지않을 경우 다음주에는 실망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승윤par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