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외모로 인기와 화제를 모으며 ‘코트의 요정’으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의 테니스 스타 안나 쿠르니코바(18)가 고국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쿠르니코바는 최근 9월에 열리는 시드니 올림픽에 러시아 국가대표로 나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
쿠르니코바는 “올림픽이 US오픈대회가 끝나자마자 열려 다칠 가능성이 많고 올림픽 성적이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랭킹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의 주요 언론사에 쿠르니코바를 비난하는 팬들의 편지와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열성팬들은 10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하고 있는 쿠르니코바가 평소 고국에 잘 오지도 않고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크렘린컵에도 출전하지 않는 등 ‘애국심’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자 테니스 스타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가 올림픽행을 선언하자 더욱 대조적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샤밀 타르피셰프 러시아테니스협회장 등이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등 다른 톱 랭커들도 비슷한 이유로 올림픽에 불참하는 것을 들면서 “성적이 가장 중요한 프로선수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변호에 나섰지만 팬들의 분노를 달래지 못하고 있다.
쿠르니코바는 실력보다는 외모로 여자 테니스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연초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러시아출신 스타 파벨 부레(28)와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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