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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이산가족상봉]'인터넷 화상 상봉' 멀지 않았다

입력 | 2000-08-04 18:44:00


인터넷을 이용한 이산가족 상봉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이산가족들은 일년에 한두번 수백명씩 판문점을 오고가는 가족 상봉 못지않게 항상 대화하고 만날 수 있는 ‘온라인의 공간’을 원하고 있다. 현재 북한과 화상통신을 위한 교섭을 벌이고 있는 업체는 4, 5개에 이른다. 국내외에서 이산가족 찾기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30여개에 달하는 등 인터넷이 남북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이산가족 찾기 사이트〓해외 인터넷방송인 한터넷(www.hanter.net)은 4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인터넷을 통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다. 현재로서는 가장 빨리 인터넷 상봉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터넷은 15일 이후 중국에 사무실을 마련해 화상상봉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예정. 한 관계자는 “사실상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북한과의 합의만 끝나면 즉시 인터넷을 통해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온커뮤니티(www.unionzone.com)는 중국소재 북한의 금강산국제그룹과 연계해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찾아주기 및 송금대행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생사확인 비용은 1인당 500달러 정도. 올해 3월부터는 통일부에서 80만원씩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이산가족 찾기 등록을 하면 베이징에 있는 북한 금강산국제그룹과 연결돼 가족의 생사 확인이 이뤄진다.

백두산 이산가족 찾기(www.lostman.co.kr)에서도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6월 문을 연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reunion.unikorea.go.kr)에서는 이산가족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통일부, 이북5도위원회, 대한적십자사 등 유관 기관 연결망을 이용해 이산가족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복지재단과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가 개설한 ‘그리운 가족 찾기(www.reunion.or.kr)’ 사이트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최신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 과거의 사진을 분석해 현재 나이에 맞는 모습을 추출해 보여주는 모핑(morphing) 기술을 적용해 수십년 전에 헤어진 가족의 모습을 재현해 준다.

▽문제점〓현재 북한에는 학교나 기관을 제외하고는 컴퓨터가 거의 보급돼 있지 않아 개인 차원의 인터넷 이용은 힘들다. 남쪽에서도 통일부의 승인 없이 북한에 있는 사람에게 E메일을 보내거나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남기는 것은 불법이다. 양쪽 모두 개인차원의 교류는 봉쇄돼 있는 셈이다.

또 현재 반국가단체로 규정돼 있는 북한에 고급사양의 정보통신 기기를 보급하는 것 역시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제도의 정비와 함께 북한의 정보화를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인터넷 솔루션 업체 아이니카의 조원덕 사장은 “북한에도 초보적인 형태의 인트라넷망은 있다”라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전용선을 가설해 온라인 교류를 강화한다면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