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여자프로농구에서 고참과 새내기를 단번에 구분하는 방법은?
정답. 경기 내내 유니폼 아랫부분을 열심히 잡아 내리는 선수가 바로 신참.
이는 원피스형 수영복처럼 생긴 일명 ‘쫄쫄이’ 유니폼 때문이다. 고교시절까지 러닝셔츠와 트렁크 유니폼을 입던 신참들에겐 몸에 꼭 달라붙는 ‘쫄쫄이’가 불편할 뿐더러 관중의 시선도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것.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최근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쫄쫄이’ 대신 2001 겨울리그부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처럼 트렁크형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이 새 유니폼은 남자 유니폼과 유사하나 겨드랑이가 드러나지 않게 팔 쪽이 좁고 하의도 펄럭이지 않게 폭이 좁으며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쫄쫄이’는 그동안 여성단체와 팬클럽 등에서 선수들을 성상품화한다는 이유로 폐지를 요구해왔다.
선수들도 여건만 된다면 입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 관중의 쏠리는 시선이 첫째 이유. 화장실에 가거나 경기 중 부상해 병원에 후송됐을 때 응급실에서 주사를 맞기 위해 유니폼을 홀딱 벗어야 하는 고충도 있다.
물론 ‘쫄쫄이’ 유니폼의 장점도 있다. ‘쫄쫄이’는 잡을 곳이 없어서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는 반칙이 없어졌다. 또 트렁크형 유니폼은 한데 엉켜 뛰다가 상대방 유니폼에 손가락이 걸려 부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쫄쫄이’를 입고 나선 그런 일이 없었다.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