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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영재의 월가리포트]'천국과 지옥' 미국증시

입력 | 2000-08-06 18:13:00


지난주 미국 나스닥시장 투자자들은 놀이동산에 있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느꼈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더니 급기야 목요일에는 장중 급등락을 거듭, 하루 일교차가 240포인트나 벌어지기도 했다.

주말 분위기를 상승세로 돌려놓은 뒤 마감했지만 아직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으며 하루도 빠짐없이 일주일 내내 상승세를 기록했다. 비록 나스닥시장의 급변동에 가려 눈에 띄지는 않았으나 다우지수가 연속 5일동안 차근차근 상승세를 보인 것은 대단한 일이다.

좀 더 많은 종목이 포함돼 있는 S&P 500지수도 지난 주에는 급등락없이 5일내내 상승을 기록했다.

비록 수익률 측면에서 보자면 그리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이들 시장과 나스닥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심정은 가히 ’천국과 지옥’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증시가 이런 차별화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나스닥시장을 구성하는 종목들이 주로 성장성높은 기술주들이 많아 원래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는데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주 주가 차별화의 직접적 원인은 최근 미국금리의 하향안정세와 경기 연착륙 분위기 등 경제변수가 기술주보다는 전통기업들에 더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지난 주말 금융주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듯이 금리안정에 따라 수혜를 받는 금융주나 전통 블루칩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호전되고 있는 상태. 반면 기술주들의 경우 갈수록 심해지는 변동성으로 인해 주가안정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주 역시 미국증시는 이러한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주식시장이 이를 그대로 답습할 지는 점치기 어렵지만….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