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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2000]고어, 부시-공화당에 반격 포문

입력 | 2000-08-06 18:33:00


‘공화당의 파티는 끝났다. 이젠 민주당 차례다.’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결정한 공화당 전당대회가 3일밤 폐막되자 마자 민주당의 움직임이 민첩해졌다.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중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해변에서 가족과 망중한(忙中閑)을 보낸 앨 고어 부통령은 4일과 5일 시카고와 워싱턴에서 소방대원과 경찰을 상대로 잇달아 유세를 갖고 공화당에 대한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특정 이익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만의 가면무도회였다”며 “공화당이 화려한 쇼를 벌였지만 유권자들에게 내실있는 정책을 제시하진 못했다”고 혹평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14∼17일)가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인지 부시 주지사와 공화당을 공격하고 자신과 민주당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고어 부통령의 어조는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자신감에 넘치고 있다.

그는 8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나설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고 9일부터 1주일간 테네시 애틀랜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주리 등을 순회하고 전당대회에 참석할 예정.

러닝메이트로는 존 케리(56·매사추세츠) 조지프 리버만(58·코네티컷) 존 에드워즈(47·노스캐롤라이나) 이반 베이(44·인디애나)상원의원과 리처드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59) 진 샤힌 뉴햄프셔주지사(53)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어 부통령은 당초 노동계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게파트 총무를 염두에 뒀으나 게파트가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 하원의장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어 그의 기용 가능성은 유동적이다.

따라서 그 대신 베트남전 참전 용사 출신으로 당의 노선에 충실한 케리 의원이 가장 유력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고어는 현재 부시 주지사에게 여론조사에서 계속 밀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딕 체니 전국방부장관보다 강력한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는 부통령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편 빌 클린턴 대통령은 14일 전당대회 개막일 연설을 마친 뒤 15일 미시간 주에서 고어와 합동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행사가 “클린턴에서 고어로 바통이 넘어가는 상징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어는 16일 로스앤젤레스로 이동, 17일 대통령후보수락연설을 하게 된다.신문기자 출신으로 문장력이 뛰어난 고어 부통령은 선거참모를 맡고 있는 딸 카레나 시프 등과 논의해가며 직접 후보수락연설문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