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이나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선(線)이다. 모니터와 본체 스캐너 프린터 등의 케이블이 얽혀 책상 밑은 ‘정글’이 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선을 까는 데는 길이의 제약까지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블루투스’(Bluetooth)가 다가오고 있다. 블루투스는 10세기 스칸디나비아 일대를 통일한 바이킹 왕의 이름으로 미국 일본 스웨덴 등 3국이 차세대 무선 데이터통신 기술을 공동개발하면서 프로젝트 이름으로 붙였다.
이 기술의 핵심은 10m 안팎의 근거리에서 다양한 정보기기들이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것. 다시 말하면 일정한 거리 안에 있는 정보기기들이 무선의 LAN(Local Area Network) 망으로 묶이는 것이다.
블루투스의 전송속도는 1Mbps 내외. 본격적인 응용이 시작되면 무선으로 컴퓨터 본체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 선 없는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휴대전화 하나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가전제품을 모두 조작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를 노트북 컴퓨터의 무선모뎀으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블루투스 관련 기술개발은 소형 정보기기용 고주파 칩 및 핵심부품 개발과 이를 PDA 휴대전화 노트북 프린터 등 정보기기에 적용하는 응용제품 개발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 1000여개 업체가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에릭슨 IBM 인텔 루슨트테크놀로지 도시바 등이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를 만들어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블루투스를 윈도 운영체제에 적용하기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특히 통신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텔은 블루투스로 휴대전화, PDA와 컴퓨터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무선 PC카드를 개발중이다.
국내에선 LG―IBM이 올 하반기에 선보일 노트북 신제품에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반도체 공정을 적용한 블루투스용 고주파 칩을 개발중이며 삼성전기는 블루투스용 송수신기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한편 최근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 가이아텔레콤 등이 블루투스를 이용한 휴대전화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블루투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이 아직 비싸다는 것. 통신속도도 유선만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점은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개발로 충분히 해결될 기미가 있다.
현재 30달러 정도인 모듈 가격은 칩의 집적화가 이뤄짐에 따라 몇 년 안에 5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데이터퀘스트사는 2002년까지 2억대 이상의 PC와 이동전화기의 79% 가량이 블루투스를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2005년경에는 블루투스 관련 시장규모가 최고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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