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 모든 미스터 김에게 힘과 용기를!
빨리..빨리..일을 할 때도 빨리 해야 되고, 먹을 때도 빨리, 심지어 놀 때도 빨리 놀아야만 하는 현대인.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때도 달력을 보고 꼼꼼하게 스케쥴을 챙겨봐야 하는 끔찍한 나날 속에서 '여유'라는 두 글자가 그리워질 때 당신은 어디로 눈을 돌리는가. 아름다운 것을 보고,듣고도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우리들에게 롤러코스터는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아기자기한 일상의 얘기들을 심플하면서도 모던하게 풀어내고 있다.
1집에서 매력적인 사운드와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은 롤러코스터는 2집 [일상다반사]에서도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두 장의 앨범으로 국내 가요계의 틈새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롤러코스터는 이제 어엿한 ‘실력파 애시드 그룹’이라는 타이틀로 자신들의 이름을 장식하고 있다.
그들의 풋풋함과 신선함을 좋아했던 많은 이들은 2집이 어떤 색깔로 나올 지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을 것이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짜릿함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여 맸을 것이다. 2집 [일상다반사]는 1집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나 1집에서의 홈레코딩으로 발생되었던 러프했던 점들을 보강해 아주 깔끔한 색채로 만들어냈다.
롤러코스터는 다른 그룹과는 차별되는 그 무엇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움직인다. 지누와 이상순, 조원선 세 사람이 끌어내는 사운드는 화려하거나 파워풀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 어느 밴드의 사운드 메이킹보다 완벽하면서도 모던함을 보여준다. 특히 롤러코스터의 홍일점인 조원선의 가사와 목소리는 2집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에게 슬퍼하라고 쿡쿡 찌르는 것도 아닌데 코끝이 싸해지고, 사람들의 헝클어진 마음을 세심하게 잘 들여다보는 조원선의 가사는 듣는 이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가슴의 한 편의 공허함을 조용히 감싸 안아 준다.
또한 롤러코스터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조원선의 보이스는 평범하지도 않고, 뛰어난 가창력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귓가에 그녀의 목소리를 계속 머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자 보컬을 앞세운 밴드인 경우, 보컬의 색깔에 따라 밴드의 색깔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롤러코스터는 리듬 감각이라면 일인자라고 손꼽히는 지누와 이상순, 그리고 매력적인 보이스와 감각을 소유한 조원선이 있기에 그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일 것이다.
2집 [일상다반사].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2집에는 총 11곡의 소소한 일상 얘기들이 수록되어있다. 경비행기를 배경으로 어디론가 날아갈 준비를 하는 멤버들의 사진은 그들의 자유로운 사운드를 대변하는 듯하다. 타이틀곡인 '힘을 내요 미스터 김'은 복고풍의 디스코리듬 속에서 일상에 찌든 평범한 샐러리맨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스트레스와 짜증으로 기가 죽을대로 죽어버린 미스터 김에게 "기죽지 말고 어깨를 쫙 펴고 당당히 맞서요. 이제부터라도 신나게 맘대로 멋지게 사는 거죠" 라고 외치고 있다. 매혹적인 해금 연주와 담담한 사랑얘기를 그린 'Love Virus', 1집보다 훨씬 감각적인 리듬실력을 보이고 있는 이상순의 베이스 연주가 돋보이는 'Crunch', 보컬인 조원선의 담담한 느낌이 극에 달하는 '어느 하루', 풍성한 브라스 사운드가 귀를 잡아 끄는 'Runner', 요리하는 소리, 장난치는 소리, 강아지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앨범의 마지막 곡인 '일상다반사'는 우리들의 평범한 얘기들을 담고 있다. 롤러코스터의 2집은 1집에 비해 여유롭게 작업을 한 것이 한 곡 한 곡에서 많이 엿보인다. 꼭 집어 한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라면 1집에서 느낄 수 있었던 여백의 미가 없어졌음이다.
어느 뮤지션이나 완벽한 음악, 꽉 찬 사운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악기들과 밤을 새고 씨름을 한다지만 롤러코스터의 매력인 풋풋함이나 어딘지 모를 빈듯함에 애착이 가졌던 이들이라면 이번 2집의 꽉 찬 사운드 사이에서는 그런 느낌을 갖지 못할 것 같아 마음 한편으로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롤러코스터의 음악은 무료한 생활에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찾아보기 힘든 이들에게 '행복'과 '여유'를 선사한다.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서 휴식할 줄 모르는데서 비롯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자신에게 '여유'를 선물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일지 모른다. 오늘은 자신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하자. 여유로움이 담긴 롤러코스터의 2집은 당신에게 삶의 작은 여유를 전달해 줄 것이고, 지치고 힘들어 허덕이던 당신은 그 속에서 '행복'이라는 평범한 두 글자를 발견할 지 모르니.
송수연 love41@tub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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