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모방송의 스포츠뉴스 시간을 통해 A대학 감독이 연습경기 도중 선수를 무지막지하게 구타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스포츠계의 구타악습이 아직도 심하다는 멘트가 이어졌고 여기에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한 두 대학 감독은 순식간에 뜨거운 밤을 맞게 됐다. 사방에서 사실확인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일단 방송카메라에 잡힌 만큼 이날 경기중 구타는 사실이다.
주로 A대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많은 매를 때렸고 청소년대표팀을 맞고 있는 B대감독은 한 차례 선수의 뺨을 때렸다.
사실 여부를 떠나 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보자.
이날 방송사 기자는 며칠간의 취재협조를 B감독에게 부탁한 끝에 방성윤이라는 청소년대표팀의 최고스타를 취재하기 위해 A대학체육관을 찾았다. 계획했던 취재를 하면서 카메라에 선수구타 장면이 자연스럽게 잡혔다. 현장에서 별다른 마찰없이 취재는 끝났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원래 계획했던 방성윤에 대한 보도보다 구타를 더 부각시켰다. 재미있는 것은 이 보도를 한 기자가 얼마전 여자프로농구 진성호 현대건설 감독의 선수구타를 대대적으로 알린 장본인이라는 점.
이를 전혀 알지 못하는 대학감독은 쉽게 말해 이날 「잘못걸린」 것이다.
구타는 엄연히 좋은 지도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농구협회 지원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에어콘 시설이 있는 대학측에 사정사정해 연습경기를 하는 차에 예상치도 않은 일로 혼쭐이 나게 된 두 대학감독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설령 구타사실이 나빴더라면 방영계획을 알려주거나 혹은 최소한 현장에서 이에 대한 인터뷰 정도는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몰래카메라」에 당한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무조건 구타는 나쁘다고 두 지도자를 몰아붙이기도,그렇다고 엄연한 구타사실을 그대로 보도한 기자에게 참을성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어려운 애매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알고보면 죄인이 없다는 말이 새삼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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