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전시장 안에 실물크기로 재현된 장사거룻배에 올라타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반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 한강과 함께 도도히 흘러온 한민족의 역사. 한강엔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그 한강과 우리의 삶을 조명해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기획한 특별전 ‘한민족의 젖줄, 한강’. 9일부터 10월23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민속박물관. 이 특별전엔 한강과 관련된 유물 500여점과 사진자료 200여점이 전시된다.
‘한민족과 함께 한 한강’ 코너에선 서울 암사동 출토 빗살무늬토기, 한강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삼국시대의 무기류, 중원고구려비 탁본, 조선시대의 물길과 배에 관한 자료와 사진, 한강 철교 다리 댐 건설 관련 자료 등. ‘병인양요’(1866)를 기록한 ‘치명일기’, 6·25 때 끊긴 한강 인도교 사진 등은 한강의 비극적인 역사를 보여주기도 한다.
‘삶의 터전, 한강’ 코너에선 한강과 함께 했던 보통 사람들의 삶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코너는 ‘생명의 원천’, ‘길’, ‘교역의 장’, ‘치수’, ‘먹을거리와 놀이’, ‘먹는 물과 얼음’, ‘한강 사람들’, ‘한강의 이미지’, ‘파란 눈에 비친 한강’ 등으로 나뉘어 있다. 한강 얼음 채취 모습을 담은 사진과 얼음톱, 얼음 낚시 도구, 조선후기 한강 배다리(주교·舟橋 혹은 부교·浮橋)를 묘사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한강변의 여러 마을과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18세기 ‘한임강명승도권(韓臨江名勝圖卷)’ 등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야외전시장에 재현해 놓은 마포나루. 조선시대 중요한 포구이자 새우젓으로 유명했던 마포나루. 나룻배와 새우젓 독, 국밥 먹고 하룻밤 머물던 주막 풍경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았다.
또한 조선시대 상인들이 타고 다녔던 장사거룻배도 선보인다. 길이 13m. 40여년동안 한선(韓船)제작에만 매달려온 손낙기씨(70)가 재현한 것이다. 사라진 전통 뗏목도 함께 재현 전시된다.
이외에 쉬리 묵납자루 등 한강에 사는 민물고기를 수족관에 전시해 한강의 생태계를 생각해볼 기회도 제공한다. 매주 화요일 휴관. 02―720―3138, 734―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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