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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현장21]일본 래퍼 'DNP006' 소동

입력 | 2000-08-09 11:14:00


"DNP006이 도대체 누구야?"

일본 가수의 공연이 전면 개방된 요즘 사이버 공간에서 한 일본 노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컴퓨터 통신 게시판에는 'DNP006'이란 이름의 일본 래퍼가 불렀다는 'F.C.S(F**kin Country Story)'란 노래를 두고 그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네티즌간의 논쟁이 한창이다.

제목부터 험악한 이 노래에서 비난하고 욕하는 나라는 다름아닌 한국. 단순히 한국문화에 대한 풍자나 문제점의 지적 정도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욕하고 비하하는 내용의 랩으로 구성돼 있다.

'시작부터 한국, 한국해서 짜증나겠지만 듣다가 끄진 말아줘/나도 저 쓰레기 국가에 대해 말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구/정말 딱 한번 한국 가봤는데 그렇게 더러운 나라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에 정말 놀랐어/(중략)

만약 지금 내 옆에 한국인이 있다면/난 저 멀리 후지산까지 도망갈꺼야/(중략)

이래서 한국이 망하는구나/한국은 이래서 식민지국가라는거야, 알겠니/(이하 생략)'

이처럼 비교적 온건한 표현만 골라도 한국인으로서 가만히 앉아 듣기가 힘든 이 노래에서 심한 욕설 부분은 도저히 글로 옮기기가 민망할 정도.

게시판에 'F.C.S'에 대한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즉시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역시 일본은 없어져야 한다"라는 글처럼 문제의 노래에 대한 불쾌감과 함께 강한 반일감정을 나타낸 의견들이 올라왔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DNP006'이란 래퍼가 실제로 있는 가수냐는 것. 통신 일본음악동호회의 반론에 따르면 그런 이름의 일본 래퍼는 악의적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일 가능성이 높고, 설령 실제로 있다고 해도 인기 스타가 아니라 언더그라운드 클럽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가수일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 야후나 라이코스 같은 검색엔진이나 HMV, Tower, Wave 같은 대형 음반점의 사이트를 검색해봐도 'DNP006'라는 래퍼나 'F.C.S'란 곡은 나타나질 않았다. 일본 음악에 정통하다는 국내의 여러 전문가들도 'DNP006'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 그러나 이처럼 실제로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문제의 노래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다시금 일본문화 찬반론이 벌어지고 있다.

뜻있는 네티즌들은 "일본 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진실 여부도 확실치 않은 내용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의 'DNP006' 파문에 대해 차분한 대응을 촉구했다.

김재범 oldfield@donga.com

('DNP006'이나 'F.C.S'에 대해 정보를 갖고 계신 네티즌의 제보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