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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새흐름]짝짓기 후보들 "맞잡은 손 놓자"

입력 | 2000-08-09 18:56:00


민주당 정동영(鄭東泳)의원은 9일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과 김민석(金民錫) 추미애(秋美愛)의원 등 ‘소장 개혁파 트리오’의 공조선언이 ‘짝짓기’ 차원은 아니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김민석의원도 “소장파의 연대를 강조하다 보면 다른 후보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다”며 “공조라는 것은 소장개혁파의 출마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미일 뿐, 서로 연대해서 선거운동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보들간의 ‘연대’ 또는 ‘짝짓기’가 무산되고 있는 것이 민주당 경선전의 최근 현실이다. ‘권노갑(權魯甲)―이인제(李仁濟)’, ‘이인제―김중권(金重權)’, ‘한화갑(韓和甲)―영남주자’ 등 각종 연대설이 활발하게 제기됐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후보간 연대가 ‘실력자들의 세 과시’처럼 비쳐지면서 이에 대한 일반 대의원들의 거부감이 확산된 것이 연대설이 잦아들게 된 일차적 배경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선거전 과열로 짝짓기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

우선, 한화갑 이인제의원 등 1, 2위를 다투는 상위권 후보들이 하위권 후보들과의 ‘연대 약속’에 신경을 쓸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 캠프 관계자들은 “우리 후보를 세일즈하기도 바쁜 상황인데 타 후보의 지지를 말할 여유가 있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모 후보측 운동원 K씨는 “대의원들은 자신이 어떤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그 후보 진영이 알아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연대 후보에 대해 추가로 홍보해봤자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력 후보의 지원 또는 연대를 염두에 두고 출마한 K, C후보 등 일부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짝짓기 담합’이 실질적으로 무산되면서 최고위원 경선전이 무한경쟁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신공격과 금품살포설 등 경선혼탁 조짐에 대해 김원길(金元吉)경선관리위원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치생명을 걸고 불법선거를 막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