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딴데 정신 팔 수 있겠어?”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땀방울을 쏟고 있는 유도 대표선수들은 토요일이 무섭다. 토요일 오전까지 정규훈련을 마친 뒤 오후 2시부터 험하기로 소문난 선수촌뒤 불암산에서 10km 산악훈련을 해야하기 때문. 2시간 가량 걸리는 이 훈련을 끝내면 아무리 스태미나가 넘치는 선수들이라도 파김치가 되고 만다. 유도선수들도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는 외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옥훈련’을 마친 유도선수들은 너무 힘들어 집에 가서도 일요일까지 잠만 잘 수밖에 없다. 일부 선수들은 아예 외출을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속으로 좋아서 웃는다. 이런 효과를 노리고 ‘토요일오후 지옥훈련’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유도는 84LA올림픽이후 96애틀랜타올림픽까지 매 대회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효자종목. 그러나 이번에는 자칫 ‘노 골드’가 예상될 정도로 전력이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주말에 외출 나갔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
하지만 예외는 있다. 96애틀랜타에서 동메달을 따낸뒤 98년 은퇴했다 지난해 복귀한 정성숙(29)은 고된 훈련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꼭 외출을 한다. 그리고 근교 온천을 찾아 근육의 피로를 푼뒤 보양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대단한 ‘독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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