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움직이는 휠체어를 타고 미국 대륙 5000㎞ 횡단. 정상인도 힘든 이같은 모험에뇌성마비로 손발을 쓸 수 없는 1급 장애인이 도전한다.
장애인 최창현씨(36·대구장애인인권찾기회장·대구 남구 대명동)는 12일 자원봉사자 물리치료사 등 3명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최씨는 17일 입으로 작동하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이곳을 출발, 하루 평균 100㎞로 달려 라스베이거스와 덴버, 캔자스,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폴리스 등을 거쳐 워싱턴까지 갈 예정이다.
이번 횡단의 가장 큰 고비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유타주로 이어지는 700여㎞의 사막지대와 여기에서 덴버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로키산맥. 이 지역은 한여름 기온이 45도까지 올라가는 사막 기후와 변덕이 심한 고산 날씨 때문에 정상인도 견디기 힘든 코스.
그는 이번 횡단을 위해 최근 두 달간 휠체어를 타고 대구 인근의 산을 오르내리는 등 체력을 다졌다. 최씨는 “이번 횡단에 꼭 성공해 신체 장애는 단지 정상인에 비해 조금 힘들 뿐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휠체어를 타고 대구에서 임진각까지 국토 종단을 한데 이어 12월에는 다른 장애인 6명과 함께 지리산 정상에도 올랐다. 그는 95년 대구 남구 대명동에 ‘극복인의 집’이라는 장애인 공동체를 세워 직접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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