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자구책 발표 이후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현대중공업(09540)의 상승폭이 미미해 주목되고 있다.
14일 주식시장에서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740을 넘은 가운데 오전 10시30분 현재 현대건설(00720)이 상한가에 진입하고 현대증권(03450)이 12.27%, 현대강관(10520) 4.76%, 현대전자(00660) 4.64%, 현대미포조선(10620) 4.43%, 기아자동차(00270) 3.09% 등 대부분 현대계열주가가 3% 이상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 종가대비 0.85%(200원) 오른 2만3,600원선에서 1% 미만의 강보합 수준에 그쳐 있다.
증시분석가들은 현대그룹의 자구책에서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시장의 기대보다는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구조조정본부 김재수 본부장은 13일 자구책 발표에서 현대중공업을 당초보다 앞당긴 2002년6월까지 분리할 것이라면서 중공업과의 지분 및 지급보증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더 앞당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측에서는 이르면 올해까지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었다.
LG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주 현대중공업이 조기분리될 경우 주가는 향후 3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SK증권의 김용수 조선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내년에는 될 것이라는 예상했었으나 2002년6월 분리로 발표돼 다소 지연된 감이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용수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관계사의 유가증권을 3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고 상반기 영업이익이 50%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사 유가증권 처분손실로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기대보다 못했다”면서 “올 하반기에도 현대석유화학 등 관계사 주식처분손실이 예상돼 올해 순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년에도 관계사 주식처분 손실 등이 추가 예상된다”면서도 “내년에는 세계 조선경기의 호조와 선가상승 등을 감안할 때 실적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며, 업종내 삼성중공업 등과 비교하면 최근 소송 제기 이후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증권 리서치 센터 역시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조기분리가 가시화되지 않더라도 독립경영의지가 피력되고 있어 2만5,000원대까지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기석 dong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