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부통령을 21세기 첫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발벗고 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선거운동의 귀재(鬼才)’로 통하는 윌리엄 데일리 선거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기라성 같은 참모진을 살펴본다.
▽윌리엄 데일리(51)〓6월 고어로부터 선거본부장직 제의를 받은 뒤 바로 97년 1월부터 맡아온 상무장관직을 던지고 캠프에 합류, 선거운동을 총지휘하고 있다. 타고난 보스기질과 친화력, 무간섭 원칙으로 참모간 갈등을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96년 대선 때도 전당대회 준비위 공동의장을 맡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도나 브래질(40)〓미국 대선사상 흑인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선거기획을 총괄하는 실무책임자인 캠페인 매니저에까지 오른 인물. 민권운동가 출신으로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노조지도자 흑인 페미니스트들을 규합하는 일을 맡고 있다. 선거캠프의 2인자 격으로 고어의 러닝메이트 결정 때 참석한 측근 3인방에 들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카터 에스큐(46)〓고어의 연설문과 광고문 작성을 책임지고 있으며 고어의 심중을 꿰뚫는 인물로 꼽힌다. 테네시안지 견습 기자 시절 선배였던 고어와 만난 게 인연이 돼 고어의 선거운동 때마다 연설문을 도맡고 있다. 브래질은 “에스큐는 고어의 생명줄”이라고 말할 정도.
▽크리스 리언(33)〓고어의 ‘입’ 역할을 하는 선거본부 대변인.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 있는 단어 구사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속사포같이 말하는 임기응변에 능하며 특히 영문 첫글자를 맞춰 상대방을 공격하는 게 그의 특기. 한 예로 부시의 사회보장정책을 ‘big Bush bam boozle(부시의 엄청난 감언이설)’로 공격한다.
▽밥 슈럼(56)〓‘민주당의 문장가’로 불리는 연설문 작성의 대가. 촌철살인의 용어구사로 정평이 나 있으며 캠페인 메시지를 만드는 일과 대선후보 TV 토론 준비작업을 맡고 있다.
▽마크 파비아니(43)〓언론 담당 책임자로 6월 법무부 수사팀이 고어의 96년 불법 선거자금 모금 의혹을 조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건의했을 때 사태를 조기 진화한 일등공신.
▽외교 안보팀〓모로코 특사를 맡았던 마크 긴스버그와 브루스 젠틀슨 듀크대 교수가 주축이다. ‘고어의 분신’으로 불리는 리언 퓨어스 부통령실 수석외교정책 보좌관과 고어의 죽마고우인 리처드 홀브룩(유엔대사)은 고어가 승리할 경우 차기 국가안보담당 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인물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