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밑까지 찢어진 입을 다물 길이 없다.
프로야구 한화의 송지만(27)은 요즘 살 맛이 난다.새 천년 첫 해에 '만복(萬福)'이 한꺼번에 밀려 왔기 때문이다.
올해 벌써 29개로 지난해 자신의 홈런기록(22개)을 훌쩍 넘어서는 등 펑펑 홈런을 날려 '그라운드의 깜짝스타'로 떠올랐다.어디 그 뿐인가.프로입단 5년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한 것만도 영광인데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까지 뽑혔다.
올스타전 기간중엔 '떡두꺼비'같은 아들(승화)을 얻어 경사가 겹쳤다.
게다가 14일엔 믿기 힘든 소식도 날아들었다.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할 '야구드림팀 Ⅲ'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떡 하니 올랐다.송지만이 국가대표팀으로 뽑힌 것은 난생 처음.그는 인천 서흥초등학교와 동산중고,인하대학교를 거치면서 태극마크라는 것은 구경도 못 해봤었다.
"평생 그리던 꿈이었습니다.김응룡감독님이 좋은 말씀 하셨더군요. '이제까진 돈을 위해 뛰었지만 대표팀에선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뛰어야 한다'고.책임이 막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송지만은 요즘 동료들에게 축하인사 받고 한턱 내기에 정신이 없다.올스타전에서 자신을 MVP로 뽑아준 기자들을 위해선 200개 가까운 기념시계까지 만들었다.그에겐 2000년이 '생애 최고의 해'로 영원히 기억될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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