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내버려 두세요."
중국프로축구 갑급 A리그 충칭 룽신의 이장수 감독은 요새 중국언론들의 극성에 집 밖으로 나가기가 두렵다.
지난 12일 충칭구단이 환다오그룹에서 리판훙다그룹으로 매각된다는 발표가 있은 직후부터 중국기자들이 끊임없이 이감독의 거취를 놓고 괴롭히고 있기 때문.
중국에는 축구관련 신문만 도시마다 3~4개씩이 있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여기에 종합일간지까지 합하면 신문사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이렇게 수많은 신문사의 기자들이 하나같이 이감독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아다니고 있으니 사생활이 있을 리 없다. 참고로 중국기자들에게 취재원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쇠 귀에 경읽기.
우선 이감독의 핸드폰이 고역이다. 식사도중에는 물론이고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도, 심지어는 화장실에서도 중국기자들의 전화공세가 이어진다.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 커피숍이나 식당을 찾기라도 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당장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쫓아온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신문에 "이장수, 모구단 관계자와 비밀협의"라는 기사가 실렸다. 사태가 이쯤되자 급기야는 14일 오후 공식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내 거취는 20일 구단매각에 대한 정시계약이 이루어진 다음에 결정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 그리고선 이런 당부를 결들였다. 대단히 애절한 표정으로. "이런 저런 기사를 쓰는 것은 좋으나 제발 허위보도만은 하지 말아달라".
중국기자들, 진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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