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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BMW코리아 사장 전격발탁 김효준씨

입력 | 2000-08-16 16:34:00


요즈음 자동차 업계에서는 김효준(金孝俊·43)이라는 사람이 화제를 뿌리고있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선두 주자인 독일의 한국 현지회사인 BMW코리아의 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것. BMW는 외국 회사의 최고책임자를 현지인에게 맡기지 않고 있다. 외국에 진출할 때 일반 직원들은 현지에서 고용하지만 총책임자 만큼은 본사에서 직접 파견하는 게 원칙. 순혈주의를 강조해온 BMW가 한국 법인사장에 한국인을 맡긴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김효준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올해 43세로 평범한 475세대의 한사람이다. 덕수상고 출신.직장을 다니면서 주경야독을 해 방송통신대학에서 학사를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지만 사회생활은 상고출신으로 시작했다. 증권사등에서 근무하다가 미국 제약회사인 한국 신텍스로 직장을 옮겼다. 외국계 회사를 찾은 이유는 학벌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능력 위주로 인사 고과를 한다는 점 때문. 실제로 그는 이곳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에까지 올랐다. 79년 경리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김사장은 충북 음성에 100억원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당시 공장 설립 허가가 나오지 않자 관할 관청 등을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다. 정부관계자도 미처모르던 조항을 찾아내어 결국은 해냈다.

86년 BMW가 미국 유명대학의 MBA(경영학석사)출신들을 제치고 김사장을 상무로 뽑은 것도 신텍스에서의 업적을 높이 산 것. 97년 IMF 당시 그는 "직원을 줄이려면 봉급이 가장 많은 나부터 자르라"며 전혀 감원하지 않았다. 이후 전무부사장 등으로 맹활약을 하다가 이번에 전격적으로 사장에 오른 것. BMW의 60여개 해외 지사나 현지법인 중 유럽지역을 제외하면 유일한 현지인 최고경영자가 됐다. 전세계의 BMW직원들은 물론이고 많은 유럽의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김사장의 승진이 화제가 되고있다. 그 비결을 연구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

그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고객만족 이 바로 그것. 회사나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고객의 만족만을 생각해 왔다고 술회한다. 그 결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BMW 코리아가 단연1등에 올라있다. "앞으로 5년내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1%를 차지하겠다"고 당찬포부를 밝힌다. 김 사장은 98년부터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자동차 위원회 회장도 맡고 있다.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