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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리포트] 월트디즈니 살린 퀴즈프로그램

입력 | 2000-08-16 18:58:00


요즘 미국에서 시청률 수위를 달리는 TV방송국은 ABC사다. 8월초 기준으로 15%의 시청률로 관록의 CBS를 1% 차로 따돌렸다.

아직 올림픽 시즌이 시작되지 못해 NBC사는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 뒤를 FOX를 비롯한 여타 TV방송사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하고 있다.

ABC방송이 시청률 경쟁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길 원하나?(Who Want to Be a Millionaire)”라는 퀴즈 프로그램의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일주일에 3번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3회분 모두가 시청률 10권안에 올라서면서 ABC방송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ABC방송사의 소유주는 만화영화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사다. 월트 디즈니사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만화영화와 디즈니랜드등 놀이동산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고 박찬호 야구중계로 알려진 스포츠채널 ESPN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인터넷 사업으로는 “Go.com”으로 유명한 미디어 제국을 건설, 타임―워너사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엄청난 규모의 그룹이 지난 98년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가도 조정을 보였으나 작년이후 주가가 탄력을 받으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월가의 기업분석가들은 디즈니사 실적 회복의 일등공신으로 단연 “누가 백만장자∼?”라는 TV 프로그램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일개 프로그램의 위력으로 디즈니사의 실적이 호전됐다는 설명이고 게다가 2000년과 2001년 실적 호전을 전망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름 흥행기에 만화영화를 개봉하며 수익을 올리던 디즈니사가 올해는 부진했음에도 주가상승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TV에서의 실적 만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 블루칩들의 주가 회복과 함께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월트 디즈니사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대되며 7월중순부터 단기간에 20%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급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직 식지 않은 모습이다.

맹영재(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myj@samsung.co.kr